[기사] “농아인과 세상 잇는 수화, 보편적인 언어로 받아들여야”

홍성소식

[기사] “농아인과 세상 잇는 수화, 보편적인 언어로 받아들여야”

“농아인과 세상 잇는 수화, 보편적인 언어로 받아들여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9.08.07 10:05




【인터뷰-홍성군수화통역센터 수화통역사 박미혜·박유미씨】

홍성군수화통역센터에서 청각장애인들을 대변해주고 있는 수화통역사 박미혜(좌)·박유미씨(우)홍성군수화통역센터에서 농아인들을 대변해주고 있는 수화통역사 박유미(좌)·박미혜씨(우)

홍성군의 청각장애인은 1600여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세상과 이어줄 수 있는 수화통역사는 단 3명뿐이다. 그러다보니 이들 농아인들이 홍성군의 군정추진사항과 군의회에서의 의정활동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홍성군민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전혀 모른 채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홍성군의회에서는 지난 3월 홍성군수화통역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군의회의 의정활동에 대해 수화통역사가 동시통역하는 상황을 인터넷 방송으로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6일, 지난 달 23일부터 8월 1일까지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이뤄진 군정업무보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준 박미혜(24)씨와 박유미(34)씨를 만나 수화통역사로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박미혜씨가 수화통역사가 된 것은 청각장애인이신 부모님으로 인해 어릴 적부터 수화가 자연스런 언어가 되었다.

2017년부터 홍성군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미혜씨의 하루일과는 센터를 방문하는 농아인들을 대변해주고 거동이 불편해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언제든 달려가 그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준다. 이와 함께 수화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화교실을 운영하고 농아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해주고 있다.

미혜씨는 “농아인과 비장애인과의 소통을 위해 수화로 의사전달을 하다보면 이들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일대일 소통이 아닌 오롯이 수화에 의존한 채 대화를 하다 보니 때로는 농아인들의 감정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농아인들의 일상적인 소통창구 역할을 하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군의회 의정활동을 전하게 된 미혜씨는 “다소 생소한 행정 전문용어를 농아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수화가 아닌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감정을 담아 전달하려 노력했다.”며 “또한, 의원과 집행부의 질의와 답변을 동시통역 하다보니 1인 2역으로 감정을 전달하기에 감정소비가 높아 어려움이 있었고 장시간 이어지다보니 힘들었지만 의회의 많은 배려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농아인들은 정보습득취약 계층으로 단순히 뉴스를 통해 시각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일들을 파악해야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번을 계기로 농아인들은 군정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아져 이제야 비로소 지역사회의 일원이 된 것 같다는 감사인사를 많이 받았다는 미혜씨의 표정이 밝다.

아직까지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수화통역사에 대해 신기한 듯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미혜씨는 “수화는 농아인들만의 언어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터득해야 할 또 하나의 언어이다."며 "농아인들은 그들의 고충을 소리 높여 스스로 외칠 수가 없어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좌절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농아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세상과 단절된 농아인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공공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수화통역사를 배치하거나 비장애인들의 수화교육을 확대해 일상에서 누구나 수화를 통한 대화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진정 함께하는 공동체사회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미혜씨와 함께 수화통역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시각장애 2급인 박유미씨는 올해 네살배기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재활복지학을 전공한 유미씨는 2009년 행정업무를 보기위해 수화통역센터에서 일을 시작한 후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수화를 익히게 되었다.

유미씨는 시각 장애인으로서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최선을 다해 그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한 유미씨는 “단순한 손짓이 아닌 감정을 전달하다보니 더 많은 표정을 짓게 되고 생소한 단어가 많아 농아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려 노력하다보니 다소 힘든 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전혀 몰랐던 내용들을 저희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응원해주신 농아인들이 계셔서 보람을 느꼈다.”고 흐믓해 했다.

아직까지도 사회적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하다는 유미씨는 수화를 사회 전반적인 보편적인 언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바람이다.

유미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일상적인 수화를 통해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기관단체와 기업 등에서의 수화에 대한 의무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농아인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 했을때 메모를 통해 이를 알리기엔 이미 뒤늦은 후이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농아인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체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화교육이 필요한 현실이지만 한 두명의 농아인들을 위해 전 직원이 선뜻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며 ”수화통역이 비장애인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접목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배려가 절실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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